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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파편 RSS

어린 왕자 (1)

현재 2008/10/15 00:41 by 대땅이
 내 나이 스물 네 살 적에, 한번은 [Le Petit Prince]라고 하는 어린 왕자에 관한 책에서 굉장한 그림 하나를 본 적이 있다. 그것은 어떤 짐승을 집어삼키고 있는 보아 구렁이의 그림이었다. 그것을 옮겨 그리려 했으나 여백이 좁아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 책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보아 구렁이는 먹이를 씹지도 않고 통째로 집어삼킨다. 그리고 나면 움직일 수가 없어서, 그것을 소화시키느라고 여섯 달 동안이나 잠을 잔다."

 그래서 나는 밀림 속의 모험에 대해 잔뜩 생각을 한 뒤, 샤프 한 자루를 가지고 작업한 끝에 내 생에 첫 번째 그림을 완성했다. 나의 그림 제1호, 그것은 이런 그림이었다.

그림은 갈대대학교의 Griffiths교수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나는 나의 걸작품을 어른들에게 보여주면서, 내 그림이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무섭다고? 구리게 생긴 포텐셜이 왜 무섭니?"라고 대답했다.

 내 그림은 포텐셜만을 그린 게 아니었다. 그것은 코끼리가 막 터널링하고 있는 포텐셜이었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다시 그림을 그렸다. 이번에 나는 어른들이 똑똑히 알아볼 수 있도록 포텐셜의 속을 그렸다. 어른들에게는 언제나 설명을 해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나의 그림 제2호는 이러했다.


 어른들은 속이 보이고 안 보이고 하는 포텐셜 그림들은 집어치우고, 차라리 스캐터링, 퍼터베이션, WKB메소드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충고했다. 그래서 나는 스물 네 살에 화가라는 멋진 직업을 포기했다. 내 그림 1호와 2호가 성공을 거두지 못해서 풀이 죽어버렸던 것이다.
2008/10/15 00:41 2008/10/1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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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리학도가 본 어린 왕자 이야기

    : Frey's small window - http:/... 2009/07/31 11:41 삭제하기

    어린 왕자 (1) 아는 분이 적으신 것. 물리학도는 다들 저런 생각을 하고 사시는 걸까요 (...) 어제 오랜만에 보았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저 글 이야기가 나와 잠시 링크해옵니다.

  1. 희미 2008/10/23 05:03 수정/삭제 답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무섭다 터널링하는 코끼리

    1. 대땅이 2008/10/23 21:18 수정/삭제

      칭찬은 코끼리도 뚫게 하노라!! 음.. 덕분에 한참을 끌던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 역시 대천재

  2. CBM 2008/10/23 06:30 수정/삭제 답변

    아 대땅의 센스가 무섭게 진화했구나 ㅠㅠ 아니 아이소몰픽때부터 원래 무서운 센스였다는 거 알고 있었지만 ㅠㅠ 이건 막 내가 범접할 수 없는 경지구 으아아아아아

    1. 대땅이 2008/10/23 21:19 수정/삭제

      사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차원이 다르거든요..

  3. capi 2008/10/23 08:00 수정/삭제 답변

    악 젠장 이거 뭐예요. . . 진짜 범접할 수 없는 경지잖아! 너무. . . 너무 좋다ㅠㅠ()

    1. 대땅이 2008/10/23 21:19 수정/삭제

      ㅋㅋㅋ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transmission coefficient를 계산해오시는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4. 진화 2008/10/24 01:29 수정/삭제 답변

    아 아 아... 느껴져, 코스모가 느껴져!!
    ㅋㅋㅋ 저 어린왕자 너무 좋아하는데ㅋㅋㅋ 어린왕자는 양자를 풀어제끼는 물리학도였던 것입니다?

    아니 그런것보다 저도 저런 경지에 이르고파요.
    알찬 블로그 내용을! :) 좀 연구해봐야지 히힛

    1. 대땅이 2008/10/24 03:59 수정/삭제

      어린왕자는 그보다 더한 것도 풀 수 있을지도! 그는 12세의 나이로 대학에 입학하여 4학년 과목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며 두 번째 학기부터는 대학원 과목을 수강하였... 쉐..쉘든!!!

    2. capi 2008/10/24 14:28 수정/삭제

      데니스 강

    3. 대땅이 2008/10/24 14:48 수정/삭제

      데니스 킴
      그리고 그는 패배하였으므로 ㅠ

    4. 진화 2008/10/25 00:56 수정/삭제

      어린왕자의 진상은 실상 이랬던 것입니다? :

      그리고 그는 이렇게도 생각했다.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method를 알았으니 개천재인 줄 알았는데 내가 알고 있던 method는 그저 평범한 한 가지 풀이법일 뿐이야. 그 중 하나인 중력 통일 문제는 영영 풀리지 않을지도 모를, 내 두뇌를 압박하는 세 개의 통일장이론과 그 method로 내가 굉장히 위대한 물리학자가 될 수는 없어...'
      그래서 그는 책상에 엎드려 울었다.


      ...이러면 제가 정말 울고 싶을지도...
      아, 근데 지식이 부족해서 쓴 게 이상할지도 모릅니다ㅋㅋㅋㅋㅋ 아시는 분께 수정을 부탁드려볼까
      (이렇게 Le Petit Prince : La Physiques 이 탄생하는 것일까요...)

    5. 대땅이 2008/10/26 17:19 수정/삭제

      어린왕자는 지구로 오기 전에 여섯 랩에 들렀다. 첫 번째 랩에는 왕이 살고 있었다. "아! 대학원생이 한 명 왔구나!"

      ㅋㅋㅋㅋㅋㅋㅋ 으으으음?

    6. capi 2008/10/28 01:52 수정/삭제

      악 여섯 랩을 거쳐온 어린왕자에서 또 한번 터지는군ㅠㅠ
      다음 편 시험 끝나면 올라오나요? ㅇ_ㅇ ㅋㅋㅋㅋ

    7. 대땅이 2008/10/29 00:22 수정/삭제

      악 기대를 하고 있다니 ㅠㅠ 부담스럽소.. ㅠㅠ

  5. whitestorm 2008/10/24 02:49 수정/삭제 답변

    멋지다.ㅎㅎ
    먹이를 먹은 뱀의 몸으로 그려지는 곡선이 너무 아름다운데?
    그리고, 뱀 머리가 귀여워..

    1. 대땅이 2008/10/24 04:01 수정/삭제

      헛 처음으로 비 물리학도의 의견이구나 ㅋㅋ 사실 터널링에 초점을 맞추었으니 뱀 머리에는 다소 singularity가 숨어있을 수 있지만, 이걸 그렸던 작년 이맘때엔 별로 그런 생각은 없었지 ㅋㅋ

  6. 서영화 2008/11/21 11:33 수정/삭제 답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왕대박이다 =ㅁ=;;;;;!!!!
    (불펌해도 됩니까? 네? 네? 네네??)

    1. 대땅이 2008/11/22 17:51 수정/삭제

      영화 안녕 :) 내 블로그 오는지 몰랐네- 댓글 확인이 늦었군 ㅠ_ㅠ
      불펌은 삼가 주었으면 좋겠고, 다만 이 글 링크로 소개해주길 바라. :D
      http://aif.cafe24.com/tt/269

  7. shaind 2009/07/31 16:19 수정/삭제 답변

    그런데 저 퍼텐셜 그림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적절한데요? 아마 저 문제를 책에 넣은 D.J.그리피스 교수도 어린왕자를 염두에 두고 그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ㅋㅋㅋㅋ

    1. 대땅이 2009/08/01 13:06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프레이님 덕분에 어제 하루 방문자가 대폭발했네요. ^^;
      이 글을 영작해서 그리피스 교수에게 보내려고도 생각했었는데, 저도 왠지 저런 포텐셜은 아무렇게나 그린다고 그려지는게 아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ㅋ

  8. 부전나비 2009/08/01 20:09 수정/삭제 답변

    아 요즘 무기력했는데 좀 웃었습니닦ㅋㅋㅋㅋ

    1. 대땅이 2009/08/02 16:39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이 당시에 좀 여세를 몰아서 계속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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