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소자를 이리끼우고 저리끼우고 오실로스코프에 물렸다가 말았다가 해서, 실험이라기보다는 실습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충분히 재미있었다. 오래 전부터 "and/or같은 게이트는 미시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걸까" 와 같은, 잡다한 회로 쪽 의문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또 홍성철교수님이 이 실험과목을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이 내 성향과 조금은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이번 전자학 및 계측론은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
올바른 물리학적인 실험 진행 방법은 아닌 것 같지만, 난 이론을 세우기 이전에 일단 구체적으로 실험 장비나 재료를 직접 만져보고 이리저리 끼워보고 하면서부터 진행해 나가는 것이 나에겐 더 적합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측면에서는 그걸 '삽질'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에.. 일단은 그저 하나의 성향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컴퓨터와 친해진 것도, 다른 모든 전자제품과 친해진 것도, Mathematica나 LabVIEW 등의 프로그램과 친해진 것도, 친절히 설명된 설명서를 통해서가 아니었다. 일단 켜보고, 이것저것 눌러보고 만져보고 바꿔보고 하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박건식교수님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아직 우리 손에 있지도 않은 장비를 위해 미리 프로그램을 짜고 setup 예측을 하는 과정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물론 어느 정도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는 생각쯤은 당연히 하지만, 교수님의 기대치는 '장비가 도착하자마자 올려놓고 켜면 바로 정확한 데이터가 나올 정도'였기 때문에 조금은 갑갑하기도 했었다. 어떻게 생긴, 어느 정도 크기의,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장비인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그렇게 확실하지 않으니까 모든 경우를 다 대비하는 것이 나에겐 그닥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요샌 입버릇처럼 '난 공대적 사고방식이 맞나봐'라고 말하기도 한다. 공대적 사고방식이 저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난 학기에 현대물리실험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서 끊임없이 '물리적 의미'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몸서리를 쳤던 것을 생각하면, 그리고 어쩐지 장치 자체의 정확성에 집중하게 되고 또 그게 마무리되자 다 끝난 것처럼 느껴졌던 것을 생각하면, 마지막으로 발표날 박윤교수님으로부터 "이건 완전 공대실험이잖아" 라는 날카로운(?) 평을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히려 박건식교수님 연구실에서 돕고 있는 주제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교수님이나 대학원생 형들이야 그 장치로 어떤 '물리적 의미'를 추구하는건지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새로운 장치 그 자체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 (만들고 있는 것? THz continuous wave를 이용한 imaging system이다.)
CBM처럼 이미 실험실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한 사람에게 내 실험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이 문제만큼은 음악이나 취미의 취향과는 달리 '여기엔 어쩌면 맞고 틀리고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있으니.. 만약 그런게 존재한다면, 내가 틀렸겠지?
올바른 물리학적인 실험 진행 방법은 아닌 것 같지만, 난 이론을 세우기 이전에 일단 구체적으로 실험 장비나 재료를 직접 만져보고 이리저리 끼워보고 하면서부터 진행해 나가는 것이 나에겐 더 적합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측면에서는 그걸 '삽질'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에.. 일단은 그저 하나의 성향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컴퓨터와 친해진 것도, 다른 모든 전자제품과 친해진 것도, Mathematica나 LabVIEW 등의 프로그램과 친해진 것도, 친절히 설명된 설명서를 통해서가 아니었다. 일단 켜보고, 이것저것 눌러보고 만져보고 바꿔보고 하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박건식교수님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아직 우리 손에 있지도 않은 장비를 위해 미리 프로그램을 짜고 setup 예측을 하는 과정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물론 어느 정도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는 생각쯤은 당연히 하지만, 교수님의 기대치는 '장비가 도착하자마자 올려놓고 켜면 바로 정확한 데이터가 나올 정도'였기 때문에 조금은 갑갑하기도 했었다. 어떻게 생긴, 어느 정도 크기의,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장비인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그렇게 확실하지 않으니까 모든 경우를 다 대비하는 것이 나에겐 그닥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요샌 입버릇처럼 '난 공대적 사고방식이 맞나봐'라고 말하기도 한다. 공대적 사고방식이 저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난 학기에 현대물리실험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서 끊임없이 '물리적 의미'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몸서리를 쳤던 것을 생각하면, 그리고 어쩐지 장치 자체의 정확성에 집중하게 되고 또 그게 마무리되자 다 끝난 것처럼 느껴졌던 것을 생각하면, 마지막으로 발표날 박윤교수님으로부터 "이건 완전 공대실험이잖아" 라는 날카로운(?) 평을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히려 박건식교수님 연구실에서 돕고 있는 주제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교수님이나 대학원생 형들이야 그 장치로 어떤 '물리적 의미'를 추구하는건지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새로운 장치 그 자체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 (만들고 있는 것? THz continuous wave를 이용한 imaging system이다.)
CBM처럼 이미 실험실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한 사람에게 내 실험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이 문제만큼은 음악이나 취미의 취향과는 달리 '여기엔 어쩌면 맞고 틀리고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있으니.. 만약 그런게 존재한다면, 내가 틀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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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l in/and Physics
: :: Castle Magic Mirror :: 2007/09/11 03:34
늦은 시각이지만 대땅의 글을 읽고 급히 씁니다. 굳이 대땅에게만 하는 말은 아니고, 이전에 짧게 이 주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길게 좀 써보겠습니다. 제 생각이 이렇다는 것이..


annie 2007/09/11 01:03 수정/삭제 답변
에이 틀리고 맞고 그런게 어딨어. 모든 물리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다 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각자 자기한테 맞는 방식이 있는거지 뭐. 내용 다 이해하고 문제 풀기 시작하는 사람있고 문제 풀면서 찾아가며 내용 이해하는 사람 있고 그렇잖아.ㅋㅋ
대땅이 2007/09/11 01:13 수정/삭제
그것도 그렇네- 정말 성향 문제로 보아도 좋은걸까? 사실 왜 마지막의 저런 생각을 했냐면, 바로 그게 물리하는 사람의 identity인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어. 지속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겠지 역시.
annie님 학교 와라~ 밥 먹자구 ^^
희미 2007/09/11 01:13 수정/삭제 답변
결론적으로 내 생각부터 말하자면, 태도 자체에는 맞고 틀리고가 없다고 본다. :$ 특히 뭔가를 익혀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너의 방법이 참 좋지. 너 매스메티카같은거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금방금방 체득해가는게 부러웠기도 하고..
하지만 글쎄, 뭔가를 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놓고 진행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겠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예를 들면 실험실에 들어가서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건, 글쎄.. 혼자 실험할 때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여럿이 실험하는 경우에는 그다지 괜찮은 방법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다같이 이것저것 다뤄보기도 힘들 뿐더러, 실험 질질 끌리면 서로 피곤하잖냐 ㅋㅋ
사실 그것보단..
'물리학적인 발견'은 도구를 만져보면서 생각할 때보다, 도구를 상상하고 있을 때 더 많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ㅋ
대땅이 2007/09/11 01:23 수정/삭제
'실험실에 들어가서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건' 약간 찔리는군. 물론 너랑 실험하는 것도 이번 학기가 마지막이라 생각되니까, 열심히 해보자.
그나저나 난 정말 일반물리학 실험할 때 예비보고서나 퀴즈(이론 말고 실험 자체에 대해 물어보는것)같은건 정말 쥐약이었지. 도대체 내 앞에 실험 장치가 있지도 않은데 뭘 어떻게 하라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 지금도 실험 과정만 읽어서는 머릿속에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직접 부딪히고 해봐야 환하게 파악이 돼 난..
진화 2007/09/12 23:36 수정/삭제 답변
저 물리학에 대한 태도론 같은거 얘기하는 것 좋아합니다()
시간 나시면 얼마든지 ㅎㅎㅎ
p.s.
근데 저 위의 annie님은 혹시 민정이 언니?? >ㅁ<
대땅이 2007/09/12 23:58 수정/삭제
이번에 좀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 아직은, 여러 얘기를 더 들어봐야 하고 더 생각해봐야 하고 수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주말에 스터디할 때라든지 적당한 시간에 얘기해보자. ^^
저 위의 annie님은.. 훗